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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사옹
작성일 2012-05-23 (수) 21:30
IP: 119.xxx.40
일본 사회당
[특파원 칼럼] 일본 親北 사회당의 몰락

차학봉 도쿄 특파원



입력 : 2012.05.22 23:01



"산(山)이 움직였다."

1989년 참의원 선거에서 사회당 의석수가 두배로 늘자 도이 다카코(土井多賀子) 사회당 위원장은 "일본에 변화가 시작됐다"고 큰소리쳤다. 일본 정당 사상 최초의 여성대표, 최초의 여성 중의원 의장을 역임한 도이는 당시 진보정치의 상징이었다. '일본의 대처' '일본의 아키노' 같은 찬사도 따라붙었다.


그녀는 1990년 중의원 선거에서도 사회당 의석을 51석에서 136석으로 늘렸다. 집권도 목전에 둔 듯했다. 실제 사회당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가 1994년 비록 연립정권이었지만, 총리를 역임했다.


하지만 사회당 붐은 어느 순간 거품처럼 꺼졌다. 1996년 사민당으로 이름을 바꾼 사회당은 2003년 중의원 선거에서 6석을 획득하는 데 그쳤고, 도이 위원장은 지역구에서 낙선했다. 제1 야당이었던 사회당은 이제 존재 이유를 확인하기도 쉽지 않은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사회당과 도이 위원장의 몰락 원인에 대해 이런저런 분석이 나오지만, 결정타는 '친북(親北)주의' 였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 가족들이 도이 위원장을 찾았다. 수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도이 위원장이 납북자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이 위원장과 사회당은 오히려 북한을 옹호했다. 평양을 방문할 때마다 개인숭배, 봉건적 권력세습, 인권탄압, 무력도발 등 실체적 진실에 눈감고 찬사를 늘어놓았던 이력을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김일성과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는 한 사회당 의원은 "인격적으로나 리더로나 참 훌륭한 분이어서 북한 주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이유를 알겠다"는 발언까지 했다. 사회당 일부에서는 1987년 대한항공 폭파 테러를 한국의 자작극으로 몰아붙였을 정도였다.


1991년 일본 정부가 KAL기 폭파 테러 사건 주범인 김현희의 정보제공으로 그녀의 일본어 교사 이은혜가 일본인 납치피해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란 사실을 발표했지만, 사회당은 "수사당국의 발표만으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 이후 북한의 일본인 납치를 증명하는 숱한 증거들이 쏟아졌지만, 사회당은 '우당(友黨)' 이라는 북한 노동당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러나 사회당은 2002년 평양을 방문한 고이즈미 일본 총리에게 김정일이 일본인 납치 사실을 인정하면서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사회당은 뒤늦게 사과성명을 냈고, "북한이 일본인을 납치했다는 것은 창작"이라는 글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하지만 자국민을 납치한 북한의 확성기 역할을 한 정당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었다.


일본 사회당이 인권 옹호와 평화 추구라는 진보의 가치를 스스로 배신하면서 북한을 옹호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왔다. 평양을 찾을 때마다 받은 극진한 대접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었고, 진영 논리의 관성과 북한을 비판하는 일본 공산당에 대한 왜곡된 경쟁심리 때문이라는 해설도 나왔다. 한국에도 진보라는 이름으로 북한 비판을 금기시하고 북한의 눈으로 북한을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이 존재한다. 일본에서조차 몰락한 친북·종북(從北)주의를 진보라고 믿는 세력이 한국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사의하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5/22/2012052202974.html?bridge_edito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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