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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7-10-26 (목) 05:35
IP: 211.xxx.109
분발유위(奮發有爲)

   

분발유위(奮發有爲)


중국은 정부보다 공산당이 우선하는 나라다. 설사 정부가 망하더라도 공산당만 살아남으면 된다고 본다. 그래서 공산당 당헌인 당장(黨章)을 헌법보다 위로 본다. 올해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최대 화제는 '시진핑 사상'이 당장에 삽입된 일이다. 이를 두고 세계 언론은 "시진핑 주석이 마오쩌둥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 이념 체계에선 '주의(主義)'를 최상급으로 친다. 그 뒤로 사상-이론-관(觀) 순으로 서열이 있다. 현재 당장에 나열된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 중요 사상' '과학발전관'의 명칭과 순서는 이런 기준으로 정해진 것이다. 이 도식에 따라 시진핑 이름에 '사상'이 들어갔으니 그의 권력과 위상이 마오쩌둥과 동급(同級)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틀린 것은 아니지만 100% 옳은 것도 아니다.

▶'시진핑 사상'의 정식 명칭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다. 이름이 길다는 것은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는 뜻이다. 서방에선 이를 '시진핑 사상'이라 줄여 부르지만, 중국에선 어떤 공식 문건도 이렇게만 쓰지는 않는다. '시진핑 외교사상' 처럼 '시진핑'과 '사상' 사이에 특정 분야를 넣어 사용한다. '마오쩌둥 사상'과는 달리 '시진핑 사상'이라고 공식 명명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장쩌민의 '3개 대표 사상'도 '사상'이란 이름이 들어갔으면 마오쩌둥과 동급이 돼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사상'이란 단어 하나로만 권력의 힘을 단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로 많은 중국인은 시진핑의 위치가 신중국을 세운 마오나 개혁·개방을 총설계한 덩과 비교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본다.

▶그럼에도 '시진핑' 이름 석 자가 '사상'이란 왕관을 쓸 정도가 된 데는 그가 지난 5년간 반부패 숙청으로 쌓은 권력의 힘이 크다. 견제 세력이 시진핑의 눈치를 보느라 그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는 얘기다. 거기에 2050년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강국 완성'을 이루자는 목표 설정도 국민적 공감을 얻었다. '선부(先富·누군가 먼저 부자가 되자)'에서 '공부(共富·함께 잘살자)'로 가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한국이 '시진핑 사상'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떨쳐 일어나 해야 할 일을 하겠다(奮發有爲·분발유위)'는 공세적 중국 전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다.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6·25를 "정의로운 전쟁"이라고도 했다. 시진핑의 권력 강화만 쳐다보지 말고, 우리의 생존 전략을 더 고민해야 할 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5/20171025032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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