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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계일보
작성일 2019-10-01 (화) 07:58
IP: 211.xxx.188
진실의 체



  진실의 체  


거짓과 진실을 판별하는 일은 인류의 오랜 난제였다.

옛날 중국에서는 마른 쌀을 이용해 진위를 가렸다.

쌀을 씹어서 뱉게 한 뒤 쌀이 침에 젖어 있으면 무죄로, 쌀이 건조하면 유죄로 간주했다. 거짓말을 하면 입에 침이 마르는 신체 변화를 이용한 기법이다. 생체 반응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현대의 거짓말 탐지기 원리와 유사하다.

하지만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탐지기라도 거짓을 밝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눈 한 번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하는 후안무치에게 생체반응이 생길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런 비양심에는 공자의 판별법이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일찍이 공자는 “그가 하는 행동을 보고, 왜 하는지 살피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관찰하면 어떻게 자기를 숨기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른바 공자가 제시한 ‘진실의 체’이다. 우선 말이 아니라 ‘행동’을 관찰하라는 것이다. 겉이 화려하거나 달콤한 말일수록 거짓인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다음으로 어떤 연유에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동기’를 살피고, 마지막으로 그가 좋아하는 ‘기호’를 눈여겨보라는 당부다. 이렇게 세 가지 체로 거르면 진실의 알맹이는 남고 거짓의 쭉정이는 바닥으로 떨어지게 마련이다.

공자의 체는 조국 사태에서 진실을 보는 혜안을 선사한다. 첫 번째, 행동의 체로 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법무장관의 언행 불일치가 여지없이 드러난다. 조국은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을 수없이 반복했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살아 있는 권력도 똑같은 자세로 수사하라”고 했던 대통령의 말은 자기 행동과 심한 부조화를 연출했다.

두 번째, 동기를 보면 조국이 내세운 검찰 개혁은 명분이고 진짜 동기는 정권 유지다. 정권 연장에 불리하다면 집권세력이 검찰 개혁에 그토록 매달렸겠는가. 세 번째, 그들이 좋아하는 것은 권력이다. 달콤한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정의와 양심조차 짓밟는 현실을 국민은 똑똑히 보고 있다.

감히 세 가지 체에 하나를 보태고자 한다. 역사라는 ‘시간’이다. 거짓은 생명이 짧다. 시간이 흘러 언젠가 흙탕물이 가라앉아 맑은 물이 되면 거짓은 반드시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지금은 미꾸라지들이 너무 물을 흐리고 있다.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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