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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계일보
작성일 2019-09-30 (월) 06:38
IP: 211.xxx.188
가짜뉴스



  가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유엔 방문 결산 기자회견을 기자들에게 불만을 쏟아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모두발언에서 “일본과 환상적인 무역합의를 체결하고 20여개국과 양자 정상회담을 했지만 보도조차 하지 않는다”며 “당신들이 터무니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겨냥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왜 공개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가짜뉴스에 직면했고 내 생각에 공개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고 답했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로 깎아내리는 못된 버릇이 도진 것이다.

트럼프는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 ‘국민의 적’으로 몰아붙이며 증오심을 표출해 왔다.

아서 설즈버거 NYT 발행인에 따르면 트럼프가 2017년 1월 취임 이후 트위터에만 가짜뉴스란 단어를 600번 가까이 올렸다고 한다. 자신은 하루 평균 12번, 모두 1만번이나 거짓말을 했으면서도(WP 팩트체크),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론이 가짜뉴스를 만들어낸다고 억지 주장을 펴는 게 트럼프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여권은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의혹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공격한다.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는데도 ‘실체적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만 되풀이한다.

가짜뉴스를 규제하려는 움직임까지 구체화하는 기류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27일 지상파 방송 3사 사장들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지상파의 ‘미디어 비평’ 기능 복원을 주문했다. 20일 여당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는 가짜뉴스 유통을 통제할 기구 구성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가짜뉴스가 범람하면서 폐해가 심각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가 규제에 나서려는 건 위험한 발상이다. 정치적 오해를 살 소지가 충분하다.

워터게이트사건을 특종 보도한 밥 우드워드 WP 부편집인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규제는 정부 역할이 아니다. 무엇이 사실인지 알려주는 건 언론이 해야 할 일이다.”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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