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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06-18 (월) 07:47
IP: 14.xxx.5
기업 후원 먹고 크는 예술


기업 후원 먹고 크는 예술


기타처럼 생긴 바로크 악기 테오르보가 익숙한 선율을 뜯자 스타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이 노래를 시작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더위가 한 뼘 물러선 지난 주말 저녁 서울 예술의전당. 영국 고(古)음악단체 '잉글리시 콘서트'가 앙코르곡으로 고른 '아리랑'은 색달랐다. 바로크 스타일로 풀어낸 '아리랑'은 한(恨)과 애상(哀傷)의 노래라기보다 품격 있는 가곡 같았다. 2500석 콘서트홀을 채운 관객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300년 전 시대 악기를 든 잉글리시 콘서트는 이날 헨델과 퍼셀 등 영국 작곡가들의 오라토리오와 교향곡을 들려줬다. 낯선 작품들이라 특별했다.

▶한화 그룹은 2013년부터 '한화클래식' 콘서트를 연다. 바흐의 대가(大家) 헬무트 릴링, 바로크 음악거장 마르크 민코프스키와 루브르의 음악가들, 윌리엄 크리스티와 레자르 플로리상…. 바로크 음악 대가들이 거쳐갔다. 이날 티켓 최고가는 5만원. 기업이 돈을 대면서 티켓 값이 3분의 1 아래로 내려갔다. 한화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와 '11시콘서트'의 오랜 후원사이기도 하다.

▶같은 날 오전 11시 예술의전당에선 '토요콘서트'가 열렸다. 지휘자 정치용이 해설까지 맡은 '토요콘서트'는 KBS교향악단이 연주를 맡고 실력파 연주자들이 협연에 나선다. 여유로운 주말 오전, 교향곡과 협주곡 전(全) 악장을 즐길 수 있어 40~50대 부부들에게 인기다. 티켓 값은 2만원, 2만5000원. 신세계 후원 덕분에 저렴하다. 2010년 시작한 이 음악회는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자리가 금세 동날 만큼 인기다.

▶피렌체의 명문가 메디치는 미켈란젤로와 보티첼리 같은 예술가들을 후원해 르네상스 문화를 꽃피웠다. 요즘은 기업이 그런 역할을 맡는다. LG아트센터는 무용, 연극, 실내악 마니아들의 성지(聖地)가 된 지 오래다. 2016년 문 연 롯데콘서트홀은 파이프오르간을 갖춘 서울의 첫 콘서트 전용 홀로 애호가들이 찾는 새 명소가 됐다. 금호는 신문로 금호아트홀을 운영하며 음악 영재를 키우는 기업으로 이름 높다.

▶기업이 운영하는 공연장은 돈벌이와는 거리가 멀다. 매년 수십억, 수백억원씩 돈 잡아먹는 하마다. 기업은 사회 공헌, 마케팅 차원에서 후원에 나선다. 도요타 렉서스는 빈 국립오페라의 메인 스폰서이고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네슬레와 아우디가 후원한다. 기업이 나서지 않으면 예술은 비빌 언덕이 없다. 고마울 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7/20180617025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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