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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03-02 (금) 06:10
IP: 211.xxx.109
중국인 보르도 사들이기
   

중국인 보르도 사들이기


몇 해 전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 와인 취재를 갔다. 일행은 한·중 기자가 섞여 있었다. 샤토 한 곳을 찾아갔는데 손님방이 온통 붉은빛 중국풍으로 꾸며 있었다. 문 손잡이, 수도꼭지, 전등 스위치, 손대는 것마다 누런 금도금이었다. 샤토 주인은 달(月)과 관련된 중국 문화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보름달이 뜰 때 포도나무를 심어야 뿌리가 잘 내린다"고 중국 기자에게 설명했다.

▶레드 와인 소비만 보면 중국은 4년 전 프랑스를 앞섰다. 2020년엔 레드·화이트 모두 중국이 1위가 된다. 중국은 와인 수입이 해마다 30~40%씩 늘고 있고, 그중 절반쯤 프랑스에서 들여온다. 작년엔 보르도 와인 1만4000병을 프랑스 리옹에서 중국 우한(武漢)까지 기차로 실어갔다. 와인 열차가 '신(新) 실크로드'를 달렸다고 뽐냈다. 그즈음 보르도에서 꽤 비싼 와이너리 5곳 중 3곳도 중국인 주인으로 바뀌었다.

▶책 '와인, 붉다, 그리고 중국'을 쓴 프랑스 기자는 "과거 보르도 명성을 영국·네덜란드 같은 외국 고객이 만들어줬으니 이제 중국인이라고 안 될 게 없다"고 했다. 그러나 '보르도를 향한 중국의 욕망, 명품 와인에 대한 위협'이란 책도 있다. 중국인은 보르도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장삿속으로 와이너리를 사들이고 있다고 꼬집는다. 회사 라벨 없이 판매되는 중저가 와이너리를 사들여 그곳 와인을 중국에서 10배로 팔아 폭리를 취한다고 했다.

▶요즘 중국 부자는 "나, 보르도 샤토 주인이야" 뻐기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프랑스 대혁명 때쯤으로 샤토 역사가 거슬러 올라가면 값을 안 묻는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도 보르도 와이너리 3곳을 샀다. 포므롤·포이약·마르고·메독 같은 1000만 유로 넘는 최상위 와이너리는 아직 중국인이 손 못 대고 있다. 매물도 뜸한 데다, 이런 명품 와인은 시장 가격이 빤해서 몇 곱 남기는 장사가 안 된다.

▶지난 10년 중국인은 "롤렉스 시계 사듯" 와이너리를 사들였다. 보르도 와이너리 7500곳 중 2%가 중국인 소유다. 어떤 프랑스인은 "양동이에 물 한 방울 격"이라고 태연한 척하지만 '황색 위험'이 몰려온다는 비명도 들린다. "중국인이 보르도 노하우를 빼가서 중국땅에 수백만 에이커 와인 농장을 만들까 겁난다"고 했다. 언젠가 프랑스 마켓에 중국산 와인이 넘쳐날지 모른다는 걱정이다. 그가 말했다. "프랑스인이 만리장성을 10~50m씩 사들이면 중국인들이 뭐라고 할까요?"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1/20180301021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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