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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11-10 (토) 09:08
IP: 121.xxx.250
숙명여고 사태
 

숙명여고 사태


요즘 고교에선 '여학생 강세'가 두드러진다. 국·영·수 수능에서 1~2등급은 여학생이 많고 8~9등급은 남학생이 많다. 이런 현상은 10년 가까이 됐다. 남녀 공학에선 내신 밑자락을 남학생이 깔아준다고 한다. 그러니 여고의 경쟁은 더 격심하다. 그 치열한 경쟁의 정점에 서울 숙명여고가 있다. 전국 1621곳 일반고를 통틀어 작년 서울대 진학이 전국 3위이고, 여고 중엔 부동의 1위다. 'SKY대'에 한 해 100명 넘게 들어가 웬만한 지방 특목고의 배를 넘는다.

▶고종의 후궁 순헌황귀비가 출자해 서울 종로에 1906년 세운 명신여학교가 숙명여고 전신이다. 장상 전 이대 총장, 소설가 박완서,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이 숙명을 나왔다. 1981년 강남 붐을 타고 8학군에서도 노른자위라는 현재 자리로 옮겼다. 명문대보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학원이 주변에 밀집해 있다.

▶이 학교가 올여름부터 수렁에 빠졌다. 교무부장이 시험 문제를 훔쳐 쌍둥이 딸에게 줬다는 의혹으로 시끄럽더니 아버지가 구속됐다. 이젠 자매의 '자퇴'냐 '퇴학'이냐로 들끓는다. 자매는 지난해 전교 121, 59등에서 올 7월 문·이과에서 각각 1등을 했다. 자퇴를 신청하자 다른 학부모들이 "퇴학시켜 성적을 0점 처리하라"고 나섰다. 그래야 성적 재조정을 거쳐 자기 자녀 내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어떤 부모는 자퇴 신청한 자매에게 "더는 괴물이 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진짜 '괴물'은 한국 교육과 우리 교실이다. 학생들을 일일이 줄 세워 1~9등급 점수를 매긴다. 1등급은 상위 4%, 2등급 4~11% 등 비율을 정해놓고 학생끼리 피 말리는 경쟁을 부추긴다. 그걸 따라잡지 못하는 아이들은 교실이 잠자는 곳이 된 지 오래됐다. 교사 비위도 문제다. 결석한 학생의 학생부에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고 적은 교사들이 최근 시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됐다고 한다. 요즘 "너희 아버지 교무부장이야?"라는 학생들 사이 농담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교육자 비리는 특히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한번 봐주면 그 피해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진다. 교과서와 참고서를 달달 외워 1점 차이라도 상대방을 눌러야 자신이 올라서게 되는 입시 제도를 손 볼 때도 됐다. GE, 마이크로소프트, 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기업이 최근 직원간 서열을 매기는 상대평가를 버리고 다양한 평가 방식을 속속 들이고 있다. 이런 흐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09/20181109038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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