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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 수
작성일 2020-12-04 (금)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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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가건 겨울이 오건, 갈건 가고 올 건 온다
   




가을이 가건 겨울이 오건,
갈건 가고 올 건 온다



11월 산등성 너머, 저 길로 올해의 가을은 간다.

을씨년스런 찬 겨울 눈비 맞은 감나무 가지를 툭 건드리며 시큼하게 간다.

12월이 열린, 이 길로 올해의 겨울이 온다.

누가 시키지도 안 했는데 낙엽 다 떨구고 손바닥만한 햇볕에 얼굴 비비는 촌 늙은이처럼 낮은 키로 온다.

한달 후면 저 길로 2020년 쥐띠의 해, 경자년(更子年)이 간다.

저 길로 2021년 흰 소띠의 해, 신축년(辛丑年)이 온다.

간다고 우는 사람 없어도, 온다고 반기는 사람 없어도, 갈건 가고 올 건 온다.

세상 모든 건 아무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서 돌아간다는 걸 잘 안다.

뒷다리 잡고 안간힘 다해 늘어져도, 눈 붉혀 두 팔 벌려 앞을 막아도 갈건 가고, 올 건 온다.

인간의 의지와 희망에 개의치 않고, 세상은 제 갈 길로 잘 돌아간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계절의 시간, 가을 겨울이 가건 오건 관계없이 열매는 맺을 것은 맺고 떨어질 것은 떨어지고 갈 인생은 가고, 올 인생은 온다.

세상사람들은 이런 세상의 이치를 동네 나무들에게서 배웠다. 그걸 아는 이 마을은 그래서 나무처럼 조용하다.

100년도 채 못사는 인간들만 조용하면, 이 세상은 모든 게 조용하다.

조용하게 살라고 아이들은 어른에게 배웠고, 어른들은 조상에게 배웠고, 조상은 나무로부터 배웠다.

그래서 인간의 삶은 세상을 살다 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잠시 지나가는 것이라고 오랜 세월 동네나무에 매달려
한 세월을 ‘웅~ 웅~’거리며 시끄럽게 살다간 바람이 알려줘 알았다.

그런데 요즈음, 불안한 국내외 상황이 어떻고, 이 세상은 너무 시끄럽다.

동네나무는 어디 가 버리고, 산에 있어야 하는 바위를 갈건 가고 올 건 오는 동네어귀까지 인간들이 굴러와 부딪치는 소리, 깨지는 소리만 들린다.

동네 골목 집집마다 산해진미 가득 쌓아놓고 이놈 저놈 편갈라 삿대질하며 담장너머 저 멀리 고함소리 들리니 지나가던 객이 찡그리며 귀를 막는다.

휴식의 잔디밭과 자연스런 오솔길은 어디 가고 광장과 아스팔트 대로변에서만 고함지른다.

동네 밖, 저 동네 불량배들이 총칼 들고 몰려온다 해도 싸리문 열어놓고 마당 멍석에 둘러 앉아 돈 따먹기 놀음에 다투는 소리, 목청을 높이니 부엌 아궁이 불, 마루에 튀는 줄 모른다.

바람이 불면 바람소리를, 비 오면 비 소리를 나지막한 토담이 죄다 흡수해 버렸는데. 높게 쌓아 오린 시멘트 벽과 그 위 쇠창살은 공명시켜 더 큰 소리를 만들어낸다.

보암직 먹음직한 홍시 어데 가고 잎 없는 감나무가 보이는 동네 흙 길을 걷는다. 지나온 계절을 지나쳐 걷는다.

메마른 담쟁이는 더 이상 갈 길을 묻지 않으려 하지만, 인간인 내 발길이 아직도 바쁘다 인생의 삭풍이 발길을 재촉한다.

떠나간 가을, 오는 겨울의 시간보다 내가 더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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