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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20-12-04 (금) 06:29
IP: 121.xxx.140
中 맞선 ‘민주주의 와인’



中 맞선 ‘민주주의 와인’


2000년 호주 수출액 중 중국 비율은 5% 남짓이었다. 그런데 2001년 WTO에 가입한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면서 호주의 대중(對中) 자원 수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중국 GDP가 연 10% 성장할 때 석탄·철광석 등이 풍부한 호주 서부는 14%씩 성장하기도 했다. 루커원(陸克文)이란 중국 이름까지 있는 친중파 러드 총리가 2007년 집권하면서 양국 경제 관계는 더 깊어졌다. 중국 자본과 유학생, 관광객이 몰려가자 호주는 안정적 성장을 누렸다. 그 사이 호주 수출의 중국 의존도는 40% 가까이 치솟았다.

▶2015년 중국인의 호주 부동산 투자액이 240억 호주달러(약 20조원)로 전년보다 2배 늘었다. 미국의 3.5배였다. 호주 주요 도시의 집값이 폭등했고 호주 국민이 중국인 집에 세 들어 사는 상황이 벌어졌다. 중국은 호주 국부(國富)인 핵심 자원 개발 업체들도 삼키려 했다. 2017년엔 중국 부동산업자의 돈을 받은 호주 정치인들이 중국을 감싸고 돌다가 들통났다. 17만 중국 유학생은 호주 대학에서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학생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호주 국민은 경악했다.

▶올 들어 중국발 코로나가 창궐하자 호주는 바이러스의 기원을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의 홍콩·위구르 탄압을 비판했고 화웨이의 5G 사업도 불허했다. 그러면서 동맹국 미국이 주도하는 지역 안보 협력체인 ‘쿼드(미·일본·인도·호주)’에 참여했다. 그러자 중국은 한국 사드 때처럼 호주의 경제 의존도를 보복 카드로 이용했다.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되는 호주산 보리에는 80% 관세를 매겼고 쇠고기·석탄·목재 등에도 족쇄를 채웠다. 심지어 호주산 와인까지 끊었다.

▶그러자 세계 곳곳에서 ‘호주산 와인 마시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 백악관과 19국 의원 모임 등이 동참했다. 영국 매체는 호주 와인을 중국에 맞선 ‘민주주의 와인’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이 노르웨이에 연어로, 일본에 희토류로, 한국에 관광 금지 등으로 보복할 때는 없던 양상이다. 중국 폭력에 민주 국가들이 연대하기 시작했다.

▶지금 호주는 과도한 대중 경제 의존이 화를 불렀음을 절감하고 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경제만 보고 중국에 굴종하면 그 영향권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동맹국 손을 잡고 외교 원칙을 지키려 하는 것이다. 호주 총리는 “돈 때문에 주권과 민주주의에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남의 일이 아니다. 호주 와인을 한 병 사고 싶다.

조선일보 안용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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