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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계일보
작성일 2020-10-26 (월) 06:13
IP: 183.xxx.146
검찰총장과 대선



  검찰총장과 대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009년 자신의 대권 도전설이 처음 제기되자 펄쩍 뛰었다.

그는 당시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2014년에는 국내에서 그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유엔 사무총장실 명의 보도 자료를 통해 “전혀 아는 바도 없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그러던 그가 퇴임을 10여일 앞둔 2016년 12월20일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 “국가를 위해 한 몸 불사르겠다”며 사실상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해 7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도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올해 초엔 일부 여론조사에 대선후보로 거론되자 자기 이름을 빼 달라고도 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22일 국정감사에서 ‘작심발언’을 내놨다. “임기 후 정치를 할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총장은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 “(봉사) 방법에 정치도 들어가느냐”고 다시 묻자 “그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윤 총장이 처음으로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자 정치권이 크게 술렁였다. 여권은 윤 총장을 겨냥해 파상 공세를 펼쳤고, 대선후보 기근에 시달리는 보수야권은 들썩이고 있다. 윤 총장은 올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차지해 왔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영웅적 주인공에 비견하며 그의 영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보수 진영 내에서도 윤 총장 인기는 ‘반(反)문재인’ 여론에 편승한 것인 만큼 쉽게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직 검찰총장의 정치 참여 시사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기색도 엿보인다.

당분간 윤 총장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은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그가 검찰수장 출신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혹독한 검증 과정을 통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윤 총장이 대선주자로 입지를 다지려면 강력한 권력의지, 확실한 국가비전, 공고한 리더십과 함께 탄탄한 조직을 갖춰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반 전 총장, 고건 전 총리의 전철을 되풀이할 것이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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