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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계일보
작성일 2020-06-30 (화) 08:16
IP: 183.xxx.151
동물의 모정



  동물의 모정  


2007년 중국에서 큰 홍수가 나 샨후댐이 범람했을 때 이야기다.

댐 근처에 살던 어미 개는 가까스로 빈지앙 공원으로 대피했지만 4마리의 새끼들은 너무 어려 데려갈 수 없었다.

새끼들이 있는 곳은 먹을 것이 없었다. 새끼가 걱정된 어미 개는 ‘위험한 선택’을 한다. 젖을 물리기 위해 하루에 두 번, 세찬 물살을 헤치며 강을 건넜다.

왕복 약 2.5㎞ 거리다. 힘이 빠져 익사할 위험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중국 신문에 소개된 어미 개의 모정은 세계를 감동시켰다.

원숭이는 모성의 상징동물이다. 중국 동진의 장수 환온이 부하들과 배를 타고 양자강을 지날 때였다. 환온의 부하가 강가에서 원숭이 새끼를 한 마리 붙잡아 배에 실었는데 어미가 이걸 알고서 울부짖었다. 배가 출발하자 어미는 물가를 따라 쫓아오며 슬피 울었다.

배가 100여m가량 거슬러 올라가 강기슭에 닿자 거기까지 따라온 어미가 배 위로 뛰어올랐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어미는 새끼 원숭이 옆에서 바로 죽고 말았다. 사인이 궁금한 병사들이 어미의 배를 갈라 보니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

새끼를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그렇게 된 것이다.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슬픔을 뜻하는 ‘단장(斷腸)’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탄생했다. 반야월이 작사한 ‘단장의 미아리 고개’에는 자신의 어린 딸을 6·25전쟁 피란길에 잃은 개인적 슬픔이 녹아 있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포함해 동물들의 모정이 부정보다 더 깊은 까닭을 설파한 적이 있다. 어미는 자식을 낳을 때 고통을 겪어 자기 것이라는 마음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것이다. 한 배에 새끼를 적게 배고 새끼 때 매우 무력한 포유류의 어미들이 특히 모성애가 극진하다고 한다.

최근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주둥이 위나 등에 얹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새끼 돌고래는 이미 숨진 지 오래돼 꼬리지느러미 외에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했지만 어미는 2주 이상 이런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새끼가 죽어도 포기하지 않는 돌고래의 모성애가 가슴을 울린다. 비정한 엄마들의 자식 학대사건이 잇따르는 요즘이어서 더욱 숙연해진다.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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