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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계일보
작성일 2020-05-22 (금) 06:26
IP: 211.xxx.105
스웨덴의 눈물



  스웨덴의 눈물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에 등장하는 엘사의 얼음성. 북국의 신비를 간직한 성이다. 그곳에는 마법이 지배한다.

어디에 있는 성일까. 노르웨이가 배경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얼음성의 풍광은 스웨덴에 오히려 가깝다.

스웨덴의 키루나와 아비스코. 눈과 얼음만 가득한 설원이다. 하늘에는 밤마다 오로라 향연이 펼쳐지고, 빛을 발하는 녹색 낭만이 춤을 춘다.

그런 낭만 때문일까. 스웨덴에는 유난히 스타가 많다. 영화 ‘카사블랑카’의 잉그리드 버그먼. 20세기 중반 은막세계에 우뚝 선 여배우다. 1970년대 세계 음악계를 휩쓴 4인조 혼성 그룹 아바. 그들의 수입은 볼보자동차를 능가했다.

그 땅에는 낭만만 흐르는 걸까. 아니다. 땅은 척박하고 삶은 모질었다. 9∼11세기 유럽을 휩쓴 바이킹. 그 역사도 모진 삶을 이어가는 투쟁의 흔적이다. 쪽배를 타고 대해를 건너 약탈하고, 땅을 개척했다. 그 역사는 지금도 이어진다.

수출로 먹고사는 스웨덴의 무역의존도는 50%. 위기가 찾아들면 경제는 홍역을 앓는다. 아시아 금융위기 충격이 가시지 않던 2002년, 조선기업 코쿰스는 말뫼 조선소의 초대형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팔아야 했다. ‘말뫼의 눈물’이다. 지금은 감세와 노동시장 유연화로 시들어가는 경제 불씨를 살리기 위해 모진 애를 쓴다.

스웨덴에 비극 하나가 또 찾아들 모양이다. ‘집단 면역’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고자 한 실험 결과는 참담하다. 인구 1000만명에 코로나19 사망자는 3831명. 100만명당 사망자는 18일 현재 364.28명에 이른다. 이웃 핀란드는 53.7명, 노르웨이는 42.8명이다.

‘인구의 60% 이상이 감염되면 집단 면역이 생긴다’는 이론을 너무 믿은 걸까. 사망자 절반은 70세 이상 노인이다. ‘스웨덴판 고려장’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집단감염이 그렇게 좋은 대책이라면 스페인 독감은 왜 2500만∼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을까.

비판이 들끓는다. “애국심과 자존심을 교묘히 이용한 스웨덴 정치가 비극을 낳았다”고. 검증되지 않은 이론을 앞세운 이념정치에 ‘스웨덴의 눈물’이라는 말이 생겨날지 모르겠다.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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