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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아닷컴
작성일 2020-03-30 (월)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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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자 폭락-V자 반등



  I자 폭락-V자 반등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와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가장 유명해진 경제 전문가들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향후 경제에 미칠 영향을 놓고 최근 두 석학은 정반대 전망을 내놓았다.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루비니는 ‘닥터 둠’이란 별명처럼 세계 챔피언급 경제 비관론자다. 평소 시장의 환영을 못 받다가도 큰 경제위기가 터지면 ‘용한 점쟁이’ 찾듯 언론이 그의 발언에 주목한다. 루비니는 한 인터뷰에서 현 상황을 “대공황보다 심한 특대급 대공황(Greater Depression)”으로 진단했다. 또 “V자, U자, L자도 아닌 I자형으로 수직 추락할 것”이라며 특유의 비관론을 펼쳤다.

▷그러자 다음 날 버냉키가 나섰다. 그는 “전형적 경제 불황보다 대형 눈폭풍(snowstorm)에 가깝다. 매우 가파른 침체가 있겠지만 꽤 빠른 회복을 보일 것”이라며 V자 또는 U자형 회복에 무게를 뒀다. 버냉키는 ‘대공황의 시사점’이란 논문으로 박사를 딴 ‘공황 감별사’이자 최근 연준이 내놓고 있는 무제한 양적 완화의 원조다.

▷이처럼 상반된 시각은 이번 사태를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 변화를 촉발할 구조적 위기로 보느냐, 전쟁·허리케인 같은 일시적 사건 사고로 보느냐에 따라 갈린다. 루비니가 맞는다면 소비 위축과 생산 차질에서 시작된 충격은 기업 줄도산, 금융위기에 이어 자산 가격 폭락과 디플레이션으로 귀결된다. 버냉키가 옳다면 감염병 확산이 멈추고 치료제, 백신 개발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억눌린 소비와 생산은 되살아난다. 각국 정부가 그간 쏟아낸 막대한 유동성에 힘입어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상승과 인플레이션도 나타날 수 있다.

▷루비니와 버냉키의 분석은 역대 최저 수준의 실업률 등 건강 체질을 자랑하던 미국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핵심 산업 경쟁력 저하,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 등 심한 기저질환을 앓아온 우리 경제가 받을 충격파와 회복 양상은 다를 수밖에 없다. 또 수출 의존도가 70%인 한국은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종식돼도 미국, 유럽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 뒤에야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2008년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국제유가 200달러를 전망할 때 정반대로 폭락을 예상한 것이 적중해 유명해진 김경원 세종대 경영경제대학장의 전망은 이렇다. “체질 개선을 위한 근본적 해법을 찾지 못하면 추락하던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 바닥을 치고 반짝 상승한 뒤 Ⅹ축을 따라 옆걸음질치는 ‘하키스틱+일(一)자형’으로 움직일 것이다.”

박중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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