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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계일보
작성일 2020-02-27 (목) 08:21
IP: 211.xxx.132
코로나와 캠핑카



  코로나와 캠핑카  


캠핑(camping)은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도시인들에게 활력소가 된다.

캠핑의 사전적 정의는 ‘텐트 또는 임시 초막 등에서 일시적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다. 야영(野營)이라고도 한다.

캠핑의 유래는 깊다. 인류가 농사를 짓고 정착생활을 하기 전까지 대자연은 집이자 생활무대였다. 눈이나 비바람 등 자연의 위협과 호시탐탐 목숨을 노리는 맹수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건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동굴이나 동물가죽으로 주거공간을 만든 것이 캠핑의 시발이다. 캠핑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건 전쟁이다.

로마제국 시절에 적의 기습을 막기 위해 평야의 넓은 캠퍼스(campus)에 텐트를 치고 병사들을 재웠다. 병사들이 캠핑 기술을 익히는 것은 전투에서 살아남는 것 못지않게 중요했다. 전장에서 병사들의 전투력과 직결된 캠핑 장비는 무기만큼 중요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인류에겐 재앙이었지만 침낭, 버너, 텐트 등 캠핑 장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계기가 됐다.

생존이나 전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현대적 의미의 캠핑은 19세기 말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남북전쟁을 겪은 미국에서 캠핑의 교육적 가치에 눈을 뜨면서 공동체 생활을 결합한 교육 캠핑이 시작됐다.

유럽은 독일을 중심으로 ‘반더포겔 운동’이 불붙었다. ‘철새’라는 의미의 독일어인 반더포겔처럼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심신을 다지는 청년들의 자발적 도보여행이다. 우리나라도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캠핑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콘크리트에 갇힌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사회성과 독립성을 기르는 기회로 활용됐다.

캠핑의 유형도 장비를 메던 백팩킹에서 오토캠핑, 글램핑에 이어 캠핑카(카라반)로 진화를 거듭했다.

얼마 전 한양대 캠퍼스에 때아닌 캠핑카가 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진료시설이 부족해지자 내놓은 고육책이다.

학교 측은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 가운데 유증상자가 나오면 확진 판정이 나올 때까지 캠핑카에 격리한다. 캠퍼스의 낭만과는 괴리감이 있지만, 바이러스라는 대상만 다를 뿐 ‘전쟁’이라는 본연의 임무수행에 나선 것이다. 이쯤 되면 캠핑카의 변신은 무죄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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