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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계일보
작성일 2020-02-12 (수) 08:04
IP: 211.xxx.132
공포의 크루즈선



  공포의 크루즈선  


호화 여객선을 타고 바다를 오가는 크루즈 여행은 많은 이들의 꿈이다.

낮에는 기항지에서 관광을 하고 밤에는 극장·수영장·카지노 등이 갖춰진 선상에서 유흥을 즐길 수 있어 미국·유럽의 부유층에게 인기를 끌어 왔다.

크루즈 여행은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시작됐다. 1930년대 터빈 디젤선 시대가 열리면서 호화롭고 쾌적한 설비를 갖춘 대형 크루즈 운항이 시작됐다.

1936년 등장한 퀸 메리호는 크기가 8만1123t에 달했다. 미국 항공모함이 10만t 정도인데, 최근에는 20만t이 넘는 초대형 크루즈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60년대 들어 대서양 횡단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현대 크루즈 시대가 열렸다. 1958년 대서양 횡단 제트여객기 사업이 시작되자 크루즈 사업은 타격을 받게 된다. 이에 크루즈 선사들은 대체 노선을 개발해 난국을 타개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는 카리브해, 캘리포니아주는 멕시코, 캐나다 밴쿠버는 여름철 알래스카 크루즈의 중심지가 됐다. 미국 하와이, 아프리카 나일강, 중국 창장강(양쯔강), 남중국해를 여행하는 상품도 속속 개발됐다.

국제크루즈라인(CLIA)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세계 55개 크루즈사가 278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1780만명이던 연간 탑승객은 지난해 3000만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320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다른 여행상품에 비해 노년층 비중이 높은 데다 격리된 공간에서 집단생활을 하기 때문에 감염증에 취약해서다.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격리 형태로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우한 폐렴 환자 65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누적 확진자 수는 130여명에 달한다. 승객 3700여명이 배에 갇혀 방에서 나올 수도 없다.

크루즈선에는 창문이 없는 복도 쪽 방이 적지 않다. 감옥이 따로 없다. 세계 각국은 중국에 들어간 적이 있는 크루즈선에 대해 입항을 금지했다. 우한 폐렴과 관계없는 배조차 크루즈선이라는 이유로 입항을 거부당해 바다를 떠도는 경우도 있다. 감염병 때문에 꿈의 크루즈가 악몽으로 변했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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