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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12-01 (토)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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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어사이드(pull aside)'
 

'풀 어사이드(pull aside)'


지난해 7월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에선 회담 형식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당시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이 잇따라 터지면서 미국이 시끄러울 때다. 트럼프는 격식을 갖춘 공식회담을 원했다. 반면 한 백악관 관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반(反)러시아 여론을 고려해 이번 만남은 간략하고 비공식적인 '풀 어사이드(pull aside)' 방식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결국은 트럼프 뜻대로 됐다.

▶'풀 어사이드'는 '(얘기를 하기 위해) 불러낸다'는 뜻이다. 외교가에서는 비공식적, 약식 미팅의 의미로 쓰인다. 주로 다자회의 때 막간을 이용해 행사장 한쪽이나 밖에서 편하게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식회담 때와 달리 1~2명만 배석하거나 아예 통역만 두고 서서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정식 회담장이 아니니 국기도 생략되고, 시간은 20분을 넘기지 않는 게 보통이다.

▶2014년 11월 APEC 정상회담 때 박근혜·오바마 대통령이 이 방식으로 만났다가 "동맹에 이상 기류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탁자도 없이 소파에 앉아 진행된 정상회담이 20분 남짓 만에 끝나자 '한·중 FTA 체결에 대한 미측의 불만' 등의 해석이 나온 것이다.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게 전문용어로 '풀 어사이드'라고 하는데… 애초에 편하게 만나기로 했고… 양 정상이 이동할 때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고 해명해야 했다.

▶오늘 새벽 아르헨티나 G20에서 열린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어제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가 만나기로 한) 6개국 중 러시아는 취소하고, 터키·한국은 풀 어사이드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다. 이를 두고 외신은 "회담이 격하(downgrade) 됐다"고 했다. 청와대는 처음에는 "미측이 통역만 대동한 단독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격하'가 아니다"라고 했다가, 12시간여 뒤 "풀 어사이드가 아니라 공식 양자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형식'은 외교의 중요한 축이지만 '내용'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다. 이번 회담은 북핵 문제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는 시점에 열렸다. 김정은과의 '빅 쇼'에 열의가 있던 과거의 트럼프라면 한·미 회담을 애초에 '풀 어사이드'로 제안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는 일본과는 양자회담을 하고 뒤이어 인도도 불러 3자회담까지 한다. 북핵·한반도 문제가 트럼프의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30/20181130029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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