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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11-29 (목) 05:25
IP: 121.xxx.250
흑자 회사 구조조정
 

흑자 회사 구조조정


글로벌 완성차 업계 첫 여성 CEO인 메리 바라 GM 회장은 업계에서 '진정한 자동차꾼(car guy)'으로 통한다. 눈앞 수익에만 몰두하는 MBA 출신 '숫자 놀음꾼'들을 회사에서 몰아냈고, 공장을 현장 방문해 직접 조립 라인에 서서 근로자들과 땀을 흘리기도 했다. 그녀가 이끄는 GM은 최근 2년 연속 40조원 영업이익을 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런데 샴페인 잔 대신 수술칼을 집어들었다. 흑자일 때, 체력이 있을 때 구조조정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전 세계 70개 공장 중 7곳 폐쇄, 18만명 직원 중 1만5000명 감원이라는 충격적 구조조정안을 전격 발표했다. "지금 단행하는 혁신은 (차세대 시장인) 자율차와 전기차를 선도하기 위해 군살 없이 민첩해지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조치로 GM은 2년간 6조원 넘는 현금을 확보해 미래차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협박하고, 노조 표를 의식해 공화당·민주당 가릴 것 없이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그녀의 선택을 지지했다. 주가가 하루 새 5%나 올랐다.

▶GM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파산 위기에 몰려 치욕을 겪었다. 미국 정부 돈 500억달러(약 56조원)를 지원받았다.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가 '거번먼트(Government·정부) 모터스'가 됐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당시 릭 왜고너 회장은 전용기를 타고 구제금융을 요청하러 하원을 방문했다가 질타를 당했다. 그 뒤 디트로이트에서 워싱턴까지 844㎞를 자동차를 몰고 와야 했다. 메리 바라는 그런 일을 두 번 겪을 순 없다고 결단을 내렸을 것이다.

▶우리도 말로는 '선제적'을 외치지만 늘 뒷북 구조조정을 되풀이해왔다. 조선·해운·건설 모두 망가질 대로 망가진 뒤에야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세금 퍼붓기로 썩은 곳 감추는 데 급급했다. 대우조선 등 조선업에만 24조원이 넘게 들어갔다. 정치권·노조 반발로 선제적 구조조정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래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된다.

▶사람 자르는 구조조정은 비정하다. 당장 GM 회장에게도 "탐욕"이라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이게 근로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경쟁력을 키워서 회사가 성장해야 고용이 지속 가능해지고 근로자 처우도 좋아진다. 기업은 이익을 내고 존속하는 것 이상의 애국애민이 없다. 다 알면서도 손에 피 묻히기 싫어 못하는 일인데 미국의 여걸(女傑)은 결단을 내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28/20181128037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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