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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11-28 (수)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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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아이'
 

'맞춤형 아이'


'하느님께서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 1997년 개봉한 영화 가타카는 성경 구절로 시작한다. 이런 암시처럼 영화는 맞춤형 유전자로 인간이 태어나는 미래 세상을 다룬다. 부모는 높은 지능과 좋은 외모의 자녀를 골라 낳고, 신분과 직업도 유전자로 결정된다. 열성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주인공은 다른 사람의 신분을 훔쳐서 우주인이 되는 꿈을 이룬다.

▶루루(露露)와 나나(娜娜). 영화 가타카가 현실이 된 것을 알려준 쌍둥이 자매의 이름이다. 최근 중국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쌍둥이는 배아 상태에서 유전자가 편집된 다음 엄마 자궁에 착상됐다. 시술을 했다는 허젠쿠이 교수는 "에이즈 바이러스와 결합하는 유전자를 잘라내 에이즈에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사실이 적어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하지만 사실이라면 허젠쿠이는 원하는 형질을 가진 사람을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셈이다.

▶허젠쿠이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사용했다. 효소(酵素)의 일종인 유전자 가위는 특정한 유전자만 잘라낼 수 있다. 과학자들은 어떤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어떤 질병에 잘 걸리는지 알아내고 있다. 머리 좋은 사람, 뚱뚱한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유전자도 안다. 이론적으로는 외모만 아니라 성격까지 조작해 태어나게 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원숭이·돼지 등을 이용한 연구 결과가 숱하게 발표됐지만 인간만은 금단의 영역이었다. 사람을 조작하고 잘못됐다고 폐기할 수는 없다.

▶세계 과학계는 분노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15년 세계 과학계가 '유전자를 편집한 인간 배아를 착상하는 것은 비윤리적 행위'라고 했던 합의를 깼다. 태어난 아이들의 미래도 걱정이다. 잘라낸 유전자는 에이즈의 원인이지만 다른 바이러스의 공격은 막아준다. 이 유전자가 없으면 독감 저항력이 낮아지고,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에 취약해진다.

▶과학 발전은 인류를 풍요롭게 했다. 하지만 과학이 항상 선(善)은 아니다. 독일의 하버가 만든 염소 가스는 유대인을 죽이는 가스실에 사용됐다. 포르투갈 의사 모니스는 정신 질환 환자의 뇌 전두엽을 절제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5만명이 넘는 환자가 시술을 받았지만 새로운 장애만 생겼고 치료 효과는 없었다. 하버와 모니스가 받은 노벨상은 과학사의 오점(汚點)으로 남았다. 유전자 기술로 우월한 인간만 태어나는 미래는 과연 장밋빛일까. 그렇게 선을 넘은 과학은 어디까지 나아갈까. 천국인가, 지옥인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27/20181127033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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