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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11-19 (월) 05:12
IP: 121.xxx.250
이재명의 위기
 

이재명의 위기


정치에서 '2인자'가 대권(大權)을 거머쥐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1인자와 그를 떠받치는 주류 세력의 틈바구니에서 2인자는 숨조차 쉬기 어려울 정도로 견제받는 게 권력의 생리다. 아무리 몸을 낮추며 1인자 세력 눈치를 살펴도 공격을 버텨내기 쉽지 않다. 그래서 여권 비주류 출신 2인자가 권좌에 오르는 일은 좀처럼 드물다.

▶미래 권력이 부상해도 현재 권력은 도전을 용인하지 않는다. 김종필은 박정희의 5·16 동지이자 조카사위였지만 끊임없이 권력의 견제를 받았고 '만년 2인자'로 평생을 살았다. 그는 생전에 "박 전 대통령은 항상 나를 눌러야 할 사람으로 경계하고 의심했다"고 했다. 약점이 노출되면 오래 버틸 수 없는 게 2인자의 자리다.

▶이회창·고건 같은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 대선 도전에 나섰다가 실패하거나 중도 포기한 것도 권력 핵심의 견제를 받은 이유가 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런 철칙을 깨고 대권을 거머쥔 경우지만 그러기까지 1인자 세력의 숱한 견제가 있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패한 그는 "모든 걸 잊자"고 몸을 낮췄다. 그런데도 권력을 잡은 친이(親李)계는 반년 뒤 총선 공천에서 친박(親朴)계 인사들을 싹 배제했다. '학살'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여당의 지난 대선 경선에서 2, 3위를 한 인사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2위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추문 사건에 휘말려 정계에서 퇴출당했다. 이번엔 3위를 했던 이재명 경기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 비방 글을 많이 올렸던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주인이 그의 아내라는 경찰 발표로 위기에 몰렸다. 이 지사는 "경찰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지만 정치 생명에 치명적 상처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연예인 관련 스캔들, 불미스러운 가족사 논란 등 잇따르는 의혹에 친문(親文) 지지자들과 여당 일각에서 도지사 사퇴 압박까지 받고 있다.

▶사안의 진위는 재판을 통해 가려지겠지만 이번 사태가 여권 내 1인자 지지 그룹과 잠재적 2인자 세력 간 권력 투쟁이란 시각도 있다. 실제 지난 지방선거 때 일부 친문 네티즌은 이 지사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광고를 일간지에 실었을 정도로 양측 사이는 벌어져 있다. 얼마 전 국회 국정감사 때 야당 의원들이 "민주당에서 탈당 권유를 받았느냐"고 묻자 그는 "인생무상"이라고 답했다. 지금 그가 겪는 위기가 권력의 견제인지, 스캔들을 몰고 다닌 그의 업보인지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 같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18/20181118018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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