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작성자 연 수
작성일 2018-09-13 (목) 08:54
IP: 211.xxx.45
친구야 ! 놀자 !


친구야 !  놀자 !

나이 팔십이 된 사람이 ‘친구야! 놀자’ 하며 아직도 친구를 찾아다닌다면 좀 주책스럽기도 하고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늙어갈수록 친구가 필요하고 소중하게 느껴짐은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라스모어라는 은퇴 촌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매일 운동을 함께하는 한인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아침 여덟시에 운동이 끝나면 우리는 ‘오늘은 어디 가서 커피를 마시고 아침을 먹지?’하며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큰 테이블이 있는 맥도널드에 가고, 적게 모이면 타코벨에 간다. 타코벨에서는 멕시코계 여직원들을 잘 사귀어 놓아서 커피를 공짜로 준다.

1달러짜리 부리또나 카사디아를 먹으면 단돈 1달러로 아침이 해결되니 미국이라는 축복의 땅에 살고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우리는 몇번씩 말하고 또 떠들어댄다.

요즘 이 은퇴 촌에도 슬슬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가 이곳에 들어와서 벌써 네 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가까운 친구들의 남편 둘이 세상을 떠났고, 얼마 전에는 아주 친했던 친구 한명이 우리 곁을 떠났다.

알 수 없는 것은 금방 죽을 것 같던 사람은 안 죽고 생각지도 못했던 친구가 갑자기 떠나는 것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핸디캡이야.” 죽은 친구는 늘 이런 말을 했다. 이것이 요즘 사실로 증명이 되고 있다. 누군가는 눈이 나빠져 점점 실명이 돼 가고, 또 누군가는 귀가 안들려 반밖에 듣지 못하고, 별안간 이가 몽땅 빠져 하루아침에 폭삭 늙은 할망구가 되어 버리기도 했다.

무릎이 아픈 것은 이제 애교고, 어지럼증 때문에 불평을 했더니 의사 말이 늙어서 그러니 그렇게 알고 그런대로 살라고 했단다. 그런 얘기까지 들으니 어디 억울해서 살겠나 싶은 생각까지 든다.

가까운 친구 중 한 사람이 귀가 나빠진 것을 시로 썼다. ‘이제 귀가 반밖에 들리지 않아도 감사하다.’ 이 한마디는 정말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팔십이 넘어서도 이렇게 자알 살고 있다는 말, 이젠 살만큼 살았으니 더 이상 욕심 부리지 않는다는 뜻, 지금 세상을 떠난다 해도 별로 억울할 것이 없다는 말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내가 아무리 건강하다 해도 또 십년쯤 남보다 더 산다 해도 먼저 가고 나중 갈 뿐이지 가는 곳은 다 똑 같다. 아무리 오래 산다 해도 병원에 갇혀 산다면 그건 사는 게 아니고 인간의 존엄이란 눈 씻고 봐도 없어서 오히려 죽는 게 나을 것 같다.

얼마 전 치매가 와서 이젠 운전을 할 수 없다는 차량국의 통보를 받은 친구가 있다. 미국에서 운전을 못한다면 그건 치명적이다. 운전은 자유를 준다. 운전을 못한다면 살아도 반밖에 살지 못하는 것이나 같다.

또 한 이웃은 미나리를 뜯다가 넘어져 크게 다쳤다. 나이 구십의 이 할머니는 아직도 자신이 젊었다고 착각하고 살아서 벌써 몇 번을 넘어져 병원에 실려 갔다.

이젠 주변에서 같이 놀 수 있는 친구가 슬슬 줄어들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핑계들이 많다. 머리가 아파서, 어지럽고 기운이 없어서, 잠을 잘 못자서 … 함께 나가 놀자면 나갈 수가 없단다.

‘친구야 ! 놀자 !’ 하며 달려갈 수 있는 친구가 언제까지 내 옆에 있을 수 있을까? 나도 언젠가는 운전도 못하고 벤치에 앉아 빨리 오지 않는 버스를 마냥 기다리는 처지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처량하고 슬프지만 이것이 다 인생의 한 고비임을 깨닫는다. 그래도 아직은 ‘친구야! 놀자!’ 하면 달려 나올 수 있는 친구가 몇 명 있다는 것이 새삼 위안이 된다.

- 옮긴 글 -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14572 국내 최고 130년 수령 '천종산삼' 4뿌리 발견 Newsis 2018-11-20
14571 저녁부터 기온 '뚝'…서울 첫 눈 가능성 news1 2018-11-20
14570 목욕, 염증 가라앉히는 효과 있다 kormedi.com 2018-11-20
14569 현대인이 커피를 즐겨 마시는 이유 알고 보니... 서울신문 2018-11-20
14568 김정은을 '찬양'하는 세상이 오나 조선닷컴 2018-11-20
14567 살아가면서 명심해야할 일 연 수 2018-11-20
14566 어느 장관의 '취임 1년 업적' 보도 자료 晳 翁 2018-11-20
14565 삼월회모임 사진 다섯장 舍廊房 2018-11-19
14564 올갱이 집 아저씨 사랑의 편지 2018-11-19
14563 펄펄 나는 80세, 걷기 힘든 60세 노년의 건강 좌우하는 '근감소증.. 동아일보 2018-11-19
14562 11월의 시작과 함께 가을도 떠나려합니다 남궁진 2018-11-19
14561 이재명의 위기 晳 翁 2018-11-19
14560 암 사망률 1위 '폐암'… 의심해야 할 위험 신호 헬스조선 2018-11-18
14559 가을 그리고 초겨울의 문턱에서 연 수 2018-11-18
14558 한국계 영 김, 美하원선거서 역전패.. 3495표차 Newsis 2018-11-18
14557 여유와 휴식을 위한 음악 맑은샘 2018-11-17
14556 Los Angeles 동창모임 사진 석장 舍廊房 2018-11-17
14555 독감 일주일새 급증…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헬스조선 2018-11-17
14554 식사만 하면 배가 아픈 질환 kormedi.com 2018-11-17
14553 노년의 세가지 여유로움 남궁진 2018-11-17
14552 일상의 기적 이순범 2018-11-17
14551 미 공화·민주 초선 하원의원들…다양성 큰 격차 연합뉴스 2018-11-17
14550 국어 '불(火)수능' 晳 翁 2018-11-17
14549 日 외교 각성시킨 露의 쓰시마 점령 조선닷컴 2018-11-16
14548 영혼의 완성을 위한 선물 연 수 2018-11-16
14547 나무사이에 해와 달이... 남궁진 2018-11-16
14546 이수역 폭행 사건 晳 翁 2018-11-16
14545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연 수 2018-11-15
14544 황금으로 만든 鳥足 조선닷컴 2018-11-15
14543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패티 김 이순범 2018-11-15
14542 도쿄돔의 방탄소년단 晳 翁 2018-11-15
14541 가을 향기와 국화꽃 향기 남궁진 2018-11-14
14540 사람들을 저절로 모여들게 하는 사람 연 수 2018-11-14
14539 남자의 시계 晳 翁 2018-11-14
14538 사골곰탕, 두부…척추에 좋은 먹을거리 Kormedi.com 2018-11-13
14537 북한 내 '神의 직장' 조선닷컴 2018-11-13
14536 근심을 덜어주는 인생 조언 연 수 2018-11-13
14535 "내가 누군지 알아?" 晳 翁 2018-11-13
14534 이월회 분당모임 사진 7장 舍廊房 2018-11-12
14533 즐거운 한주가 시작됩니다 남궁진 2018-11-12
14532 건물을 제 집 안방처럼 점령하는 민노총 조선닷컴 2018-11-12
14531 복을 짓고 덕을 쌓아라... 연 수 2018-11-12
14530 모과나무 사랑의 편지 2018-11-12
14529 1차 대전 終戰 100년 晳 翁 2018-11-12
14528 Adventures of Zatoichi 乾 達 2018-11-11
14527 귤 하루 두 개! 겨울 보약으로 불리는 이유 kormedi.com 2018-11-11
14526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 - 조아람 이순범 2018-11-11
14525 신이 주신 선물 연 수 2018-11-11
14524 앞으로만 달리는 人生列車 老衰翁 2018-11-11
14523 왕세자로 66년' 찰스, 14일 고희 조선닷컴 2018-11-10
12345678910,,,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