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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06-09 (토) 08:02
IP: 211.xxx.109
건물주 vs 세입자


건물주 vs 세입자


초등학생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서장훈처럼 되고 싶다"는 대답을 들을 확률이 꽤 높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농구 선수가 되겠다는 게 아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6000억원대 건물주'로 불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도 300억원 정도 건물주로 알려졌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연예인과 운동선수가 장래 직업으로 인기가 높은 것도 그들이 소유한 건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동건 빌딩' '박찬호 빌딩'처럼 유명 스타의 이름이 붙은 건물들이 서울에만 100개를 헤아린다.

▶월세 받아 편하게 사는 것이 최고라 해서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 요즘엔 '갓(god)물주'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대도시 '뜨는 동네'의 상가는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다고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VVIP(초특급 고객)급 부자들은 재산 절반 이상을 상가나 건물 등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얼마 전엔 코스닥 상장사 오너가 회사를 판 돈으로 빌딩을 매입해 화제가 됐다.

▶건물주가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과 비례해 세입자와의 갈등도 늘어간다. 재벌가 친·인척 등이 '갑질 건물주'로 비난을 받고 문제가 되기도 하고, 세입자가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세입자들은 건물주의 욕심을 비난하고, 건물주들은 세입자의 억지를 탓한다. 장사가 잘되는 상권일수록 임대료 인상 등을 둘러싼 갈등은 더 커진다. 연예인·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 소유 건물인 경우 갈등이 더 부각되기도 한다. 가수 싸이는 세입자와 2년간 소송을 벌였고, 힙합 듀오 리쌍은 세입자와 분쟁으로 가수 활동에까지 지장을 받았다.

▶서울 서촌의 한 식당 주인이 건물주를 망치로 폭행해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됐다. 2년 전 건물주가 바뀌면서 "4배 높은 임대료를 내고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있으니 계약 기간 만료되면 나가라"고 한 것이 발단이라고 한다. 법원이 건물주 손을 들어줬는데 시민단체 등이 식당 주인 편에 가세해 수차례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작년 11월 여당 원내대표가 식당 주인을 찾아와 격려하고,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말이 나오면서 일을 키웠다고도 한다.

▶조선일보 기사에 붙은 댓글들은 "오죽하면…"이라는 식당 주인 동정론과 "법대로 했으니…"라며 건물주 편드는 주장으로 갈렸다. 두 사람 다 딱하다는, 자기 입장만 내세운 것 같아 안타깝다는 지적도 많았다. 정답은 없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상생하는 길을 찾았어야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08/20180608036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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