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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06-05 (화) 09:35
IP: 14.xxx.5
"이거 중국 뉴스냐?"


"이거 중국 뉴스냐?"


1995년 6월 29일 오후 늦은 시각 조선일보 편집국 가판 마감 시간이었다. 법원 출입 기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했다. "삼풍백화점이 사라졌어요!" 서울 서초동 법원 동문(東門)을 나서던 기자가 믿지 못할 광경을 목격한 것이다. 지상 5층 지하 4층 건물이 내려앉았다. 편집국이 순식간에 전쟁터로 바뀌었다. 그 사고로 500명 넘게 사망했다.

▶붕괴 조짐은 며칠 전부터 있었다. 사고 당일 아침부터 5층 천장이 뒤틀리고 물이 쏟아졌다. 4층에선 진열장 유리가 휠 만큼 건물 천장과 바닥이 내려앉았다. 매장에선 "피신해야 하냐"고 웅성거렸지만 관리 직원은 "괜찮다"고 했다. 수사 결과 설계, 공사, 건물 유지 모두 엉망이었다. 그보다 한 해 전 가을엔 서울 성수대교가 무너져 등굣길 학생 등이 희생됐다. 성수대교 역시 몇 달 전 붕괴 위험이 감지됐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중국선 부실 공사를 더우푸자(豆腐渣·두부 찌꺼기) 공사라 한다. 주룽지 총리가 1998년 홍수 피해지를 갔다가 건물 부실 공사를 지적하며 "이 건물은 시멘트로 만든 거냐, 두부 찌꺼기로 만든 거냐"고 물었다. 중국에선 잊을 만하면 건물이 무너진다. 2008년 쓰촨성 지진 때도 더우푸자 공사가 논란을 빚었다. 2~3년 전에도 구이저우성과 장시성에서 아파트와 주상 복합 건물이 무너졌다.

▶이제 건물 붕괴는 남의 나라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휴일인 3일 낮 서울 용산역 앞 4층 건물이 내려앉았다. 1966년에 지은 건물이다. 오래전부터 건물 외벽이 튀어나오는 등 이상 조짐이 있었다고 한다. 지난달엔 식당 주인이 벽이 뒤틀린다고 용산구청에 신고했지만 구청 직원은 건물 겉모습을 둘러본 후 "괜찮다"며 돌아갔다고 한다. 삼풍 사고, 성수대교 사고 때와 비슷하다. 그나마 주말이라 1·2층 식당이 문을 닫아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이 천운(天運)이었다.

▶1970년 4월 서울 와우산(臥牛山) 기슭에 서 있던 아파트 한 동이 순식간에 정말 소처럼 누워버렸다. 준공한 지 넉 달도 안 된 새 아파트였다. 철근 70개를 써야 할 기둥에 5개만 넣었으니 버텨낼 수 없었다. 이번에 무너진 용산 상가는 와우아파트보다 4년 먼저 지은 건물이다. 규정대로 지었더라도 노후가 심했을 것이다. 이 건물뿐일까. 서울 주택 10채 중 4채가 30년 이상 됐다고 한다. 용산 건물 붕괴 뉴스를 듣고 누가 "중국 얘기냐?"고 했다는데 한국도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나라다. 목덜미가 서늘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04/20180604030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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