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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05-11 (금) 09:12
IP: 211.xxx.109
93세 총리 마하티르
 

93세 총리 마하티르


아흔셋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포르셰 승용차를 운전하는 영상이 얼마 전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다.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야권 후보로 나선 마하티르의 건강을 물고 늘어졌기 때문이다. 소낙비가 쏟아지는 도로 위에서 능숙하게 차를 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하티르는 "운전과 승마를 하는 건 물론이고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했다. 예순에 승마를 시작했다는 마하티르는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은 말을 탄다.

▶마하티르가 어제 개표한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여권 연합 국민전선을 누르고 승리하면서 다시 권력을 잡았다. 2003년 총리에서 물러난 지 15년 만이다. 1981년 집권한 마하티르는 한국·일본의 경제 개발을 배우자는 '룩 이스트' 정책으로 말레이시아의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퇴임 후 강연 활동으로 노후를 보내던 그는 후계자 나집 총리가 나랏돈을 빼돌리는 스캔들이 터지자 퇴진 운동에 나섰다. 집권당에서마저 쫓겨났다가 야당 지도자로 변신해 총선에서 승리한 것이다. 아흔셋에 총리 자리에 오른 정치인은 마하티르가 처음일 것이다.

▶그동안 현역 최고령 국가 정상으로는 아흔둘 먹은 튀니지의 베지 카이드 에셉시 대통령이 꼽혔다. 그런가 하면 마흔 직전에 당선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오스트리아·아일랜드·뉴질랜드·우크라이나에서 30대 총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제 정치에서 나이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서구에서는 노인이라는 말 대신 '시니어 시티즌'이란 말을 쓰자는 움직임이 있다. 전사(戰士)의 도시로 이름난 고대 스파르타에서 정치는 60세 이상 유력자들이 모인 원로회의가 이끌었다. 젊은 시절 전장(戰場)을 누빈 백전노장들이 은퇴 후 왕을 도와 국가 중대사를 결정했다. 로마 집정관을 지낸 키케로는 말했다. '노년이 되면 일을 못한다고? 젊은이들이 갑판을 뛰어다닐 때 노인은 키를 잡고 조용히 선미에 앉아 있지. 큰일은 육체의 힘이 아니라 깊은 사려와 판단력으로 한다네.'

▶아흔여덟 나이에도 매주 본지 칼럼을 쓰는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인생의 황금기는 60에서 75세 사이"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너무 일찍 성장을 포기하는 젊은 늙은이가 많다고 꼬집었다. "노인 한 사람이 죽는 것은 대학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아흔셋에 지도자의 책임을 다시 떠맡은 마하티르의 도전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0/201805100394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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