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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04-10 (화) 18:28
IP: 211.xxx.109
개미 vs 공매도
 

개미 vs 공매도


여의도 증권가에 공매도(空賣渡) 3행시가 돌아다닌다. '공돈에 눈멀어, 매국(賣國) 일삼는, 도둑들 소굴.' 바이오 업체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얼마 전 펴낸 책에 있는 구절이다. 셀트리온은 공매도와 사생결단 '전쟁'을 치러온 회사다. 공매도에 시달리다 못해 창업주가 기업을 팔겠다고 한 적도 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채워넣는 기법이다. 주가가 떨어져야 돈을 번다. 거꾸로 공매도 때문에 실제 주가가 떨어지기도 한다. 주가 오르기만 소원하는 소액 투자자들에겐 분통 터질 일이다.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사태가 공매도 폐지 운동으로 번졌다. 우리사주에 주당 1000원 배당을 하기로 했는데 1000주(株)로 입력하는 황당한 실수가 벌어졌다. 28억3000만원을 준다는 것이 발행도 안 된 주식 112조원어치를 나눠 줬다. 삼성증권 직원 16명이 500만주를 팔아치워 주가가 폭락했었다. 이걸 보고 개미(소액 투자자)들 불만이 폭발했다.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어서 이런 대형 금융 사고가 벌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청와대에 벌써 18만건 넘는 공매도 폐지 청원이 쌓였다.

▶삼성증권 사태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주식을 팔았으니 엄밀히 말해 공매도로 보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그보다는 '팻 핑거(fat finger·뚱뚱한 손가락)'라고 부르는 키보드 입력 실수에 가깝다는 것이다. 5년 전 한 국내 증권사는 직원이 이자 계산 날짜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462억원 손실을 입고 회사 문을 닫았다.

▶주가가 떨어져야 돈 버는 공매도는 개인 투자자에게는 문턱이 높아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들은 여의봉처럼 휘두르니 불공평하다는 게 개미들 불만이다. 실제로 공매도는 외국인이 70%, 기관이 30%쯤 차지한다. 개인은 2%에 불과하다. 수백억원 굴리는 '수퍼 개미'들이나 가능한 일이다.

▶개미들은 공매도 폐지를 요구하지만 금융 당국은 부정적이다. 과대평가된 주식 거품을 빼고 하락장에서 거래량을 늘리는 순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나라가 공매도를 인정하는데 우리만 금지하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다고도 한다. 한국거래소가 공매도 과열 종목을 골라내 하루 동안 공매도를 금지시키고는 있지만, 개미들 볼멘소리는 그치지 않는다. 쌈짓돈 들고 이 종목 저 종목 기웃거리는 개미들 심정을 당국자들이 좀 더 헤아려봐야 할 듯싶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09/20180409028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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