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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02-08 (목) 05:13
IP: 211.xxx.109
Me Too 일파만파
   

Me Too 일파만파


1950년대 서울 명동 술집 '은성'에 당시 문단의 막강 실세였던 소설가 부부가 들어섰다. 두 사람은 앉자마자 싸움을 시작했다. 작가 지망 젊은 여성들 문제인 듯했다. 그 광경을 본 소설가 김이석이 심기가 불편했던 모양이다. 남자 소설가를 보고 일갈했다. "추천받겠다고 따라다니는 애들, 그것들 건드리는 것 아니지요. 누가 그러데요. ○○는 예쁜 꽃만 보면 꼭 꺾어야 적성이 풀린다고." 김이석 아내인 작가 박순녀가 최근에 낸 실명(實名) 소설에 나오는 내용이다.

▶최영미 시인이 한 원로 시인의 성추행을 폭로한 시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명은 안 썼지만 "100권의 시집을 펴낸"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같은 표현으로 독자들은 그가 누군지 금방 안다. "En 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 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

▶이 원로 시인은 "후배 문인을 격려하는 취지에서 한 행동"으로 해명했다고 한다. 최 시인은 방송 인터뷰에서 "구차한 변명이다. 너무나 많이 성추행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문단에서) 성적인 요구를 거절하면 원고 청탁을 하지 않고 비평도 실어주지 않는 방식으로 복수해…"라고도 했다. 유력 문예지 편집위원을 맡은 문인들이 신인 작가들의 작품과 비평 게재 권한을 틀어쥐고 위세를 부린다는 증언은 심심찮게 있었다. '미투'(Me too)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와인스틴이 그랬던 것처럼 문단 권력을 여성 작가들을 농락하는 데 썼다는 것이다.

▶일각에는 최씨가 개인적 체험을 일반화해 문단 전체 문제로 침소봉대했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문화계에선 '미투' 이전인 2016년부터 성추행 폭로가 쏟아졌다. 저명 원로 소설가, 유력 미술관 큐레이터가 사과문을 올렸다. 어느 시인은 한 계간지에 "○○○는 젊은 여자 후배 시인들 이름을 열거하며… 점수를 매겨보자고 했다"는 등 문단 성희롱 실상을 폭로하기도 했다.

▶자고 일어나면 성추행 고발이 튀어나온다. 여검사들의 폭로에 이어 작년 문재인 대통령 방미(訪美)에 동행했던 청와대 직원이 여성 인턴을 성희롱하다 징계받았다는 뉴스가 나왔다. 여성 국회의원, 도의원까지 '미투'에 뛰어들고, 기업 총수가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어느 한 군데 성한 곳이 없다. 남녀 평등한 새 사회의 룰과 관행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패가망신(敗家亡身)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7/20180207032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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