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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01-20 (토) 08:02
IP: 211.xxx.109
올림픽과 정치

   

올림픽과 정치


1936년 2월 독일 뮌헨 아래쪽 작은 마을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은 북적였다. 28개국 선수 646명이 참가한 제4회 동계올림픽이 열렸다. 이 대회는 반년 뒤 열릴 베를린올림픽에 앞서 나치 독일을 선전하는 전초전 같았다. 개막 연설자는 물론 히틀러였다. '지도자는 깊고 그윽한 목소리로 올림픽의 해가 다가왔음을 선언했다.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독일 언론은 히틀러를 찬양하는 보도를 쏟아냈다.

▶나치 선전장관 괴벨스는 용의주도했다. 그는 올림픽을 나치의 폭력적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호기로 삼았다. 베를린 곳곳에 널려 있는 유대인 박해의 흔적들을 철저히 지워버렸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고 선전했다. 위장된 평화였다. 3년 뒤 독일은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올림픽이 정치에 이용된 사례는 드물지 않다. 1896년 아테네에서 첫 근대 올림픽이 열릴 때 이미 프랑스는 앙숙 독일이 나오면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협박을 했다. 1980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콧하고, 4년 뒤 이에 대한 반발로 공산권이 불참해 LA올림픽은 반쪽짜리가 됐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은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자국 선수들이 이스라엘과 맞붙게 되면 일부러 철수시켰다. 그러나 종교·인종·정치를 뛰어넘는다는 원칙이 있었기에 올림픽은 여러 논란에도 스포츠를 통한 인류의 제전으로 자리 잡아왔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지만 스포츠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이때쯤이면 선수들은 마지막 땀 한 방울까지 쏟고 언론마다 누가 스타로 떠오를지 점치느라 열기가 뜨거워야 정상이다. 그러나 그 자리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마식령스키장 공동 훈련, 금강산 전야제 같은 정치적 이슈들이 덮어버렸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는 문제가 아니었다면 그 누구도 아이스하키팀에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자 아이스하키가 메달권은 아니다." 국정 책임자들의 잇따른 '무례한' 발언은 가슴에 못을 박는다. 급기야 어느 외국 대표팀 감독은 "스포츠 제전에 정치가 얽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올림픽은 스포츠 축제로 끝나야 하는데 자꾸 정치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다 보니 무리가 생긴다.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길 기대하는 마음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스포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때묻지 않은 열정과 도전, 성취의 감동을 평창올림픽에서 맛보고 싶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9/20180119026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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