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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01-10 (수) 06:39
IP: 211.xxx.109
'최저임금 불똥' 이번엔 임대료

   

'최저임금 불똥' 이번엔 임대료


1980년대 시위 때 경찰은 속칭 '지랄탄'이라고 불리던 최루탄을 사용했다. 64발을 5~6초 안에 발사하는 다연발탄이라 어디로 날아갈지 몰라서 붙은 이름이다. 전경들이 한 발씩 발사하는 일반 최루탄과는 급이 달랐다. 최저임금을 너무 급하게 올려놓자 예상 못 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또 그걸 막으려고 별 희한한 대책이 속출한다. 이 모습을 보니 그 시절 '지랄탄'이 떠오를 지경이다.

▶작년 7월 올해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정한 바로 다음 날 정부는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버거운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국민 세금 3조원을 쓰겠다고 했다. 민간 업체 근로자 임금을 국민 세금으로 준다는 발상도 가능하다니 놀라웠다. 그럼 이들은 준(準) 공무원인가. 졸속 정책 부담을 국민들에게 떠안겼지만 그래도 턱없이 부족하다. 인건비가 무서워 중소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고, 식당 등은 종업원을 줄였다. 낮에는 아내가, 밤에는 남편이 근무하면서 아르바이트생을 줄이는 편의점이 늘어난다.

▶일이 이렇게 돌아가자 대통령이 그제 "임대료 부담 낮출 대책을 내놓으라"고 지시했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임대료 부담을 덜어줘서 종업원 해고를 막자는 식이다. 최저임금 불똥이 임대료로 튈지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현재 9%인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5%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되고, 임대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이러다 지역별로 정부가 임대료를 일일이 정해주는 세상이 올 것 같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건물주들 공격해도 지지율 깎아 먹진 않겠다는 계산을 하는 모양이다. 실제로 속칭 '뜨는 골목'에서는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높여 기존 가게들이 문을 닫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 이태원의 '경리단길', 망원시장 근처 '망리단길', 서촌 골목 등을 꼽는다. 하지만 노른자위 상권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다. 내수 침체가 길어지면서 비어 있는 건물이 늘고, 관리비 걱정을 해야 하는 임대업자들도 부지기수다.

▶ 임대업자들이 들고일어나면 임대업자들에게 국민 세금을 지원한다는 대책이 나올지 모른다. 건물주에 이어 프랜차이즈 본사에 가맹료 깎아주라고 할 수도 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으면 빨리 빼는 것이 낫다. 오기로 단추를 계속 끼우면 끝에 가서 사달이 난다. 최저임금은 올리되 현실에 맞게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수정해야 한다. 아무도 욕하지 않을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9/20180109031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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