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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8-01-08 (월) 07:12
IP: 211.xxx.109
외국인 사장님

   

외국인 사장님


축구 국가 대표팀에 첫 외국인 사령탑이 기용된 건 1991년 일이다. 독일 출신 데트마르 크라머 감독인데, '일본 축구의 아버지'로 불렸던 그는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대표팀을 맡았다. 총감독 자리에 앉았는데 감독·코치 등과의 불화로 14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반면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4강의 위업을 이뤘다. 대학의 경우 KAIST가 외국인 총장을 영입한 적이 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뒀다고 보긴 힘들다. 조직 내 융합이 관건이었다.

▶엊그제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두 번째 외국인 사장이 나왔다. 앨버트 비어만(61) 사장은 독일 BMW에서 30년간 일한 고성능차 전문가다. 독일 아우디 출신의 디자인 총괄 피터 슈라이어(65) 사장 이후 6년 만이다. 이름에 '비어'가 있는 데다 독일인이어서 별명이 '맥주만'이라고 한다. 한국말 실력은 "반갑습니다"를 더듬거리는 수준이지만, 치맥 파티 등으로 직원들과 거리 좁히는 데 열심이라고 한다.

▶외국인 임원은 20년 전만 해도 낯설었다. 1995년 LG그룹이 와타나베 노부오 LG전자 동경연구소장을 이사로 승진시킨 것이 상당한 화제가 될 정도였다. 일본 도시바 부장 출신이었다. 당시만 해도 일본 기술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수준이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임원급을 채용하는 건 외환 위기 이후 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도 2002년에야 본사에 외국인 임원이 등장했다.

▶현대차에서 홍보 담당 상무를 지낸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 프랭크 에이렌스(55)가 2010년부터 3년간 한국 생활을 정리해 지난해 책을 냈다. '푸상무(프랭크+상무)'라고 불렸던 그는 폭탄주를 강권하는 회식 문화에 경악했다. 토요일 회사 단체 산행은 '악몽'이라고 했다. 상사가 '자네, 내일은 하루 쉬지' 말하면 '아닙니다'를 세 번은 복창해야 하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고 했다.

▶지난 2004년 TV 개그 프로그램에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 근로자 역할로 출연한 개그맨이 "사장님 나빠요"라는 말을 유행시켰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런저런 사회문제가 고개 들기 시작했던 시절이다. 이제는 외국인 사장까지 등장하는 시대가 됐다. 글로벌 기업에서 일했던 최고 인력들은 수십년 경륜 속에 우리 기업들이 아직 갖추지 못한 시야와 관점을 갖고 있을 것이다. 중국이 해외 고급 인재 유치를 위해 최장 10년짜리 비자를 하루 만에 발급하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 인재 영입 전쟁에서 뒤져서는 안 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7/20180107016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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