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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7-12-01 (금) 08:02
IP: 211.xxx.109
또 다른 '수요 집회' 400회

   

또 다른 '수요 집회' 400회


2013년 지린성에서 만난 중국 국경수비대원은 "탈북민 이름은 모두 '허룽'"이라며 낄낄거렸다. 중국어를 모르는 탈북민이 국경수비대에 걸리면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 줄 알고 무조건 "허룽(和龍·옌볜 조선족 자치주 국경 도시)"이라고 답한다는 것이다. 국경수비대가 '이름이 뭐냐'고 물어도 "허룽"만 반복한다고 한다. 함경북도 맞은편에 있는 중국 허룽 일대는 두만강의 폭이 좁아 탈북 경로로 많이 이용된다. 지린성의 한 조선족 탈북 브로커는 "중국 공안(경찰)에게 뇌물을 바치기 때문에 평소에는 탈북민 단속을 잘 안 한다"고 했다. 그러나 "상부에서 단속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공안이 브로커들에게 '지금 데리고 있는 탈북민 몇 명을 보내라' 하고, 그럴 때마다 공안에게 탈북민을 넘겨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정일 시대만 해도 북송된 탈북민 중에는 목숨을 부지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김정은은 완전히 다르다. 2015년 형법을 개정해 '불법 월경죄(越境罪)' 형량을 노동 단련형 1년에서 5년으로 강화했다. 그뿐만 아니라 탈북민은 모두 남한행을 시도한 것으로 간주하고 '조국 반역죄'를 적용해 최고 사형까지 처하고 있다. 가혹해진 처벌을 두려워한 탈북민 일가족 5명이 지난 7월 중국 공안에게 붙잡히자 음독 자살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올 7~8월에만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민이 최소 41명에 이른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자 북한과 가까운 지역의 탈북민 단속에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대북 제재 강화로 탈북민 증가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인데도 중국은 '탈북민은 난민(難民)이 아니라 불법 월경자이기 때문에 북송한다'는 입장이다.

▶29일 서울 중국 대사관 앞에선 탈북민과 종교 단체 소속 20여 명이 '중국 정부는 탈북 난민 강제 북송 중단하라'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지난 2008년 9월 3일 이후 매주 수요일 열린 집회가 400번째에 이르렀다. 수요 집회는 서울 옛 일본 대사관 앞의 위안부 관련 집회가 널리 알려져 있는데, 또 다른 '수요 집회'인 셈이다. 이 수요 집회는 지금 이 순간 위험에 처한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영국 BBC는 "네 살배기를 포함한 탈북민 10명이 강제 북송됐다"고 전했다. 이 네 살배기의 아버지는 또 다른 '수요 집회'에서 "강제 북송은 살인 행위"라며 울먹였다. 조만간 방중(訪中)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탈북민 강제 북송 중단만큼은 꼭 요구했으면 한다. 북한과 중국이 싫어한다고 사람 살리는 일을 안 할 수는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30/20171130036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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