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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7-11-08 (수) 04:38
IP: 211.xxx.109
정치가 뭐길래

   

정치가 뭐길래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 자살한 검사에 대해 일부 네티즌이 도(度)를 넘는 악성 댓글(악플)을 달고 있다고 한다. 한 인터넷 신문에 검사 유족이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며 통곡했다는 기사가 올라오자 "범죄자 자살한 것 가지고 오버한다" "네 남편이 나라 뒤집어놨어. 구족(九族)을 멸할 일" 등 100여 개의 악플이 달렸다는 것이다. '더럽게 살다 더럽게 뒈졌다' '살아서 X먹을 욕을 죽어서 X먹는 것" 등 입에 담기 어려운 글들이 많았다. '좁은 창문에서는 떨어져 자살하기 힘들다'며 음모론을 퍼뜨리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심성을 가졌길래 스스로 목숨 끊은 이와 가족에게 이렇게 가슴 후비는 언어를 쏟아내는 것인가.

▶댓글을 단 사람들은 주로 친정부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이들이라고 한다. 이른바 '문팬'이라고 불리는 정권 지지 집단이다. 자기 일 제쳐놓고 인터넷에 댓글을 다는 핵심 세력만 수만 명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한 언론은 이들이 지난 대선 기간에만 한 사람 평균 1만개 이상의 댓글을 달았다는 분석을 보도하기도 했다. '친문' 측에서 모금 활동을 벌이면 삽시간에 거액이 모이는데 이 역시 이들의 힘이라고 한다.

▶이들의 특징은 진영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대통령이나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가 누구든 따지지 않고 떼로 몰려가 공격하고 조롱한다. 몇 달 전엔 대통령 사진을 소홀히 다뤘다며 친정부 언론과 기자들을 집단 공격했다. 이들은 청와대 인사(人事)를 비판한 민노총을 적폐 세력으로 몰았다. 촛불 일등 공신으로 자부하는 민노총조차 이들 눈 밖에 나면 '적폐'가 된다.

▶장관 후보자의 비리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는 사람들도 이들이다.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의 댓글난은 이들에 의해 사실상 장악돼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현 여권 출신인 전 의원 한 사람은 "이 사람들은 노무현교(敎)를 믿고 있다"고 했다. '다시는 노무현의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이를 악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무슨 원한이 그토록 깊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에게까지 악담을 퍼붓느냐는 생각이 든다. 자살한 검사는 수사를 받으며 주변에 "억울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국정원에 파견돼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는 뜻인 것 같다. 이런 처지도 이해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 사회에선 정치에 한번 잘못 말려들면 죽어서도 '적폐'로 몰린다. 살벌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7/20171107035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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