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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7-10-09 (월) 05:40
IP: 211.xxx.109
일본계 영국 작가의 노벨 문학상

   

일본계 영국 작가의 노벨 문학상


올해 노벨 문학상은 일본계 영국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돌아갔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19면 하단에 실었다. 제목은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딜런 덕분에 노벨상 탄다'였다. 두 가지가 눈에 띄었다. 먼저, 그가 영국에서 태어나 그쪽 이름을 가졌다면 굳이 '영국 작가'라고 했을까. 둘째, '딜런 덕분'이라는 표현이다. 작년에 스웨덴 한림원이 미국 가수 밥 딜런에게 상을 주자 말들이 많았다. 그때 이시구로는 "황홀한 결정"이라며 반겼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면에 기사를 실었다. '가즈오 이시구로씨, 노벨 문학상 수상, 나가사키 출신 일본계 영국인'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아사히는 해설 기사에서 '이시구로 문학, 일본에 저류(底流)'라고 썼다. 문학적 뿌리가 일본에 닿아 있다는 뜻이다. 이시구로의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은 태평양전쟁과 원폭 투하 후 황량했던 모국을 그리고 있다. 이번에 일본 신문은 좌담회를 싣고 호외를 찍기도 했다. 대형 서점은 발 빠르게 '이시구로 코너'를 만들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일본은 굳이 한 핏줄입네 오버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볼 때 이시구로는 여섯 살에 영국에 건너가 그곳서 크고 배우고 사상을 굳힌 영국인이다. '이시구로 가즈오(石黑一雄)'란 일본 이름을 밝혀 놓지만, 본문 기사에는 줄곧 서양식으로 성(姓)을 뒤에 둬 '가즈오 이시구로'라고 했다. 그의 대표작 '남아 있는 날들' '나를 보내지 마'는 일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는 영미권 대표 작가다. 한림원은 "그는 제인 오스틴과 프란츠 카프카를 뒤섞은 듯한 흥미로운 작가"라고 했다.

▶1901년부터 노벨 문학상은 110명이 받았다. 이 중 대여섯이 상을 받을 때 국적과 원래 출생국이 달랐다. 폴란드 태생 시인 미워시는 미국인으로 상을 탔고, 중국 출신 반체제 작가 가오싱젠(高行健)은 프랑스로 귀화한 뒤 상을 받았다.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로 이름난 사뮈엘 베케트 역시 아일랜드 출신이지만 나중에 프랑스에 귀화해 영어나 불어로 작품을 썼고 노벨상을 받았다.

▶일본에는 등단 때부터 영어판을 함께 내는 작가도 많다. 국적과 출생국을 엮는 일은 부질없다. 이시구로는 "내 내면에는 지금도 일본어로 읽은 '샤아록 호무즈'와 영어로 읽은 '셜록 홈스'가 공존하고 있다"고 했다. 거기까지다.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는 그의 친구다. 루슈디가 한마디 거들었다. "가즈오는 기타도 잘 치고 가사도 잘 쓴다. 밥 딜런 정도는 쉽게 이긴다." 국적과 장르의 경계도 부질없다는 뜻 같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07/20171007010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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