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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선닷컴
작성일 2017-10-02 (월) 06:51
IP: 211.xxx.109
脫中連亞
     
    중국에서 롯데는 쫓겨나고 있고, 현대는 멍들고 있고, 삼성만 건재하다. 유통업은 동(銅)이고, 자동차 정도의 제조업은 은(銀), 첨단 반도체는 금(金)이다. 금만 필요하고 은과 동은 필요 없으니 나가라는 것인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국 기업의 탈중국(脫中國) 바람이 불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하는가. 아시아로 갈 수밖에 없다. 탈중연아(脫中連亞)의 형국이다. 중국을 벗어나서 아시아와의 연대로 간다는 게 한국의 입장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19세기 서구의 실력을 제대로 간파했던 일본의 개화파는 '탈아입구(脫亞入歐)'를 주장하였지만, 21세기 한국의 식자층은 오히려 '탈중연아'를 주장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과거 한(漢)·당(唐)·명(明)·청(淸) 시절의 제국이 아니다. 과거의 중국이 제국 특유의 관대함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의 중국은 '좀팽이' 같다. 중국과 주변 국가들의 조공(朝貢) 무역이라는 것도 실상을 알고 보면 중국이 주변국에 베푸는 무역에 가까웠다. 조선이 중국에 3개를 갖다 주면 중국은 조선에 5개를 주는 게 조공의 실상이었다.

    지금 중국은 자기들이 조금만 손해 본다 싶으면 길길이 날뛴다. '손해는 절대로 안 볼 테니 너희는 우리에게 복종해라'가 대외 정책이다. 그래서 아시아 국가들과 전부 마찰 중이다. '뻑' 하면 무역보복이라는 칼을 빼든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한다면, 한국은 현재 시점에서 중국을 볼 수밖에 없다. 지금 중국은 덩치만 컸지 내공은 없는 나라이다. 언론·야당·노조가 없는 나라 밑에서 어떻게 살겠는가. 삼국지, 사기열전, 당시삼백수(唐詩三百首)의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것은 다 과거 중국의 콘텐츠이지 지금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은 콘텐츠 없다.

    그 대신 한국은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과 무역을 많이 하면 결국 주종관계로 엮이지만 아시아는 평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663년 나당(羅唐) 연합군과, 제일(濟日) 연합군이 지금의 전북 부안군 동진강 입구에서 붙었던 백강전투(白江戰鬪). 이때 백제·일본 연합이 패배하면서 지금까지 1300년 넘게 한국은 중국의 그늘에 있었다. 한국 기업의 보따리 행렬은 우리가 탈중(脫中) 할 시점이 도래하였다는 점괘로 보인다.

    -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01/20171001017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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