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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7-08-10 (목) 08:36
IP: 222.xxx.49
목불인견 경찰



 
목불인견 경찰  


"경찰청장 남동생이 서장실로 찾아와 청소 용역을 맡겨 달라고 부탁했다." 1999년 한 전직 경찰서장이 이런 내용을 폭로했다. 발칵 뒤집힌 경찰청은 바로 반격했다. "그 서장은 부하들로부터 480만원 받은 혐의로 감찰 조사를 받게 되자 나흘 전 사표를 낸 사람이다." 공무원이 300만원 넘게 받으면 형사 고발되던 때였다. 그런데 사표만 받았고 결국 사건은 덮였다. 언론은 '비열한 폭로전'이란 제목을 달았다.

▶2010년 서울 강북경찰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경찰청장 사퇴를 요구했다. '청장의 성과주의가 범인 검거 과잉으로 변질돼 양천경찰서 고문 의혹 사건의 원천이 됐다'는 이유였다. 경찰 초유의 하극상이었다. 당시 강북서가 평가에서 몇 달간 꼴찌를 하자 반기를 들었다는 말이 나왔다. 보다 못한 퇴직 경찰 모임은 '고심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서한을 경찰청장에게 건넸다. 서장은 파면됐으나 소송을 내 복직 판결을 받았다.

▶조직 내 폭로와 항명은 정말 불가피하고 그 뜻이 순수해야 공감을 얻는다. 경찰에선 그런 적이 거의 없다. 양쪽 다 뭔가 꿍꿍이속이 있다는 의심을 샀다. 그나마 공감을 샀던 게 2007년 한 총경이 기업 총수 관련 사건 은폐·로비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청장 사퇴를 요구했을 때였다. 청장은 처음엔 부인했지만 나중에 미심쩍은 정황이 드러났다. 그런데 총경은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았고 청장은 임기를 채웠다. 경찰은 스스로 "이게 경찰"이라고 했다.

▶경찰에서 또 폭로전이 벌어지고 있다. 강인철 전 광주경찰청장이 7일 "이철성 경찰청장이 작년 11월 촛불 집회 때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라고 표현한 광주경찰청의 소셜 미디어 글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이 청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고 청장에 임명됐다. 이 청장이 그런 말 안 했다고 하자 강 전 청장은 하루 뒤 "이 청장이 '박근혜 정부가 촛불 시위로 망하기라도 할 것 같냐'는 얘기를 했다"고 또 폭로했다.

▶그런데 폭로한 강 전 청장은 여러 비위 혐의로 감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올 1월엔 중앙경찰학교장으로 발령났다. 광주경찰청장보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자리다. 그러다 지난 3일 이 청장으로부터 "수사받게 될 것"이란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앙심을 품고 폭로전을 벌인다는 말도 나온다.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지만 상황은 짐작이 간다. 주위 눈치도 살피지 않고 서로 살겠다고 벌이는 진흙탕 싸움이 눈뜨고 봐주기 힘들다. 이런 경찰이 수사권을 갖게 되면 어떻게 될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9/20170809034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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