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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晳 翁
작성일 2017-05-06 (토) 06:26
IP: 211.xxx.109
'언론의 특효약'



 
'언론의 특효약'  


미국 언론이 급성장한 건 19세기 말이다. 신문왕 허스트의 '뉴욕 저널'은 그 시대 하루 100만부를 팔았다. 라이벌 신문왕 퓰리처와의 경쟁 덕분이었다. 스페인과의 식민지 쟁탈전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동하면서 부수와 영향력을 늘렸다. 허스트는 기자에게 "전쟁은 내가 만들 테니 기사는 당신이 만들어내라"고 했다. '옐로 저널리즘' 용어가 이때 생겼다.

▶미 언론이 제대로 길을 가기 시작한 건 20세기 초다. '머크레이커스(muckrakers·거름 갈퀴를 든 사나이)의 시대'라고 한다. 전투적인 기자와 매체가 갈퀴로 긁듯 정·재계 권력 부패를 취재해 경쟁적으로 폭로했다. 스탠더드 석유 회사의 부정을 파헤친 '매클루어스'의 50만부를 비롯해 '코즈모폴리턴' '먼지' 등 그 시대 폭로 전문 잡지의 판매 부수는 300만부에 달했다.

▶역대 미 대통령 중 언론을 가장 증오했던 인물은 물론 닉슨이다. 워터게이트 보도 때문에 하야하기 훨씬 전부터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1960년 대선에서 언론이 애송이 케네디를 띄우고 노련한 자신을 홀대한 탓에 졌다고 믿었다. 이어 주지사 선거에서도 지자 기자들에게 "(당신들이) 더 이상 걷어찰 닉슨도 없다"고 투덜거렸다.

▶닉슨의 증오는 베트남전쟁의 이면을 기록한 뉴욕타임스의 '펜타곤 페이퍼' 보도로 폭발했다. 정부가 신문에 압력을 넣자 경쟁지 워싱턴포스트와 보스턴글로브가 기사를 이어서 게재했다. 국지전이 전면전이 됐다. 미 대법원은 언론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를 들어 닉슨의 패배를 선언했다. 그래도 물러서지 않았다. 문서 도둑질, 도청 등 온갖 술수에 손댔다. 이게 버릇으로 굳어져 일으킨 대형 사고가 워터게이트다. 언론을 적대시한 대통령 덕에 언론이 전성기를 맞았다는 건 아이러니다.

▶트럼프 시대도 못지않은 모양이다. 그가 "망해가는 신문" "가짜 뉴스"라며 공격했던 뉴욕타임스의 온라인 구독자가 올 1분기 30만8000명 늘었다고 한다. 이 신문 편집국장은 "트럼프는 독자를 늘리는 데 특효약" "트럼프가 공격할 때마다 독자가 늘어난다"고 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의 저주를 '(신문을 띄우는) 로켓 연료"라고까지 했다. 남의 일만은 아닌 듯하다. 대선 후보들의 언론을 향한 독설이 격해진다. 언론을 "적폐 청산 대상"이라고 한 어느 후보는 특정 언론사를 향해 "아주 심하게 무너졌다"고 했다. 또 다른 후보는 특정 뉴스에 반발해 해당 언론사 폐쇄까지 거론했다. 이러다 한국의 새 대통령도 '독자를 늘리는 언론의 특효약'이 되려나. 따라 할 걸 따라 했으면 한다.

출처: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05/20170505019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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